과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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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은 평범했다. 평범한 부모님, 남들보다 조금 부유한 가정환경… 다만, 모든

것을 기억할 뿐이었다.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행동이나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의 아이였기 때문에. 그가 5세가

되던 해, 동생도 생겼다. 그는 그의 동생이 큰 굴곡 없이 성장하는 과정을 하나

하나 지켜보고 기억했다. 하지만 사건은 그가 15살, 동생이 11살이 되던 해에 일

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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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어느 여름 날… 놀이공원에 간 은호와 그의 동생은 다투고 말았다. 발단

은, 그래, 분명히 츄러스를 먹고 싶다는 동생의 부탁을 거절한 탓이었다. 그렇

게 다투고 난 뒤, 그는 마음대로 하라며 윽박을 지르고는 동생의 손을 놓아버

렸다. 서른이 된 현재의 양은호에게 지금껏 가장 후회하는 일을 묻는 다면, 그

날의 그 행동을 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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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생을 잃어버렸다. 분명, 그가 그의 동생에게서 눈을 돌렸기 때문이리

라. 그는 과잉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었지만, 보지 못한 것까지 기억할 수는 없

었다. 듣지 못한 것까지 기억할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길을 잃었을 것

이라 생각했지만 놀이공원 폐장 시간까지 그는 동생을 찾을 수 없었다.

 

양은호는 아직도 그의 동생을 찾고 있다. 감시반에 들어온 이유도, 동생을 찾기 위함이다. 포기할 수 없었다. 누구는 잊으라고들 하지만, 그는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잊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던가! 그가 보아온 동생의 10년을, 양은호는 차마 잊을 수 없었다.

 

동생 없이, 외동인 채로 그는 서른이 되었다. 동생을 잃어버렸다고 늘 절망해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절망적인 일을 기억한다면, 희망적인 일도 분명 기억했다. 둘 다 잊을 수 없었다. 그는 그 이후로도 수 많은 일상적인 나날을 보냈다. 등교도 하고, 유도 학원에도 가고, 자신의 장래희망을 정해, 대학교에 입학하기도 했고... 학교 선배들과, 군대 선임이나 후임들과 이따금씩 술을 마시곤 했다. 그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점만 빼면 평범하게 선량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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